2014년 9월 29일 월요일

판돈 3조7000억 ‘도박포털 조직’ 적발



대규모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기업형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운영기간 5년 동안 오간 도박 판돈만 3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해외 곳곳에 무인 서버를 두고 전산망을 원격조정하거나 조직원 분산관리를 철저하게 해 수사망을 피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24일 인터넷 도박 사이트 IT(정보기술) 담당자 노모(34)씨 등 9명을 도박 개장 혐의로 구속하고, 최모(57)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에서 총 10억원 이상의 판돈을 건 혐의(도박)로 장모(34)씨 등 82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7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해외에서 ‘에이-플러스(A-PLUS)’와 ‘월드 카지노’, ‘티(T) 카지노’, ‘타짜’ 등과 같은 인터넷 실시간 화상 카지노와 경륜, 경마, 스포츠 토토 등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 7만5000여명이 입금한 3조7600억원의 판돈 중 수수료 명목으로 470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주범 이모(51·미검)씨는 노씨 등과 함께 도박 사이트 운영을 위한 서버를 구축한 뒤 2009년 9월 캄보디아 프놈펜에 ‘에이스스타(AceStar)’라는 이름의 법인을 만들었다. 캄보디아 관청에는 대부업체로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 개발팀, 웹서비스팀, 시스템운영팀, 상황팀, 스튜디오팀으로 분산 관리된 조직원들은 역할을 나눠 사업을 확장해 갔다. 이들은 사이트 운영을 위한 400여대의 서버를 대만과 일본, 홍콩, 필리핀, 중국 등 5곳에 분산하고 캄보디아 사무실에서 원격으로 조정했다. 또 사이트가 수사기관에 적발되면 2만5000여개의 인터넷 도메인을 이용해 주소를 수시로 바꾸고, 회원들에게는 차명계좌 1000여개를 통해 도박자금을 입금받았다.

이들은 점조직으로 조직 관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 80여명 중 운영진을 제외한 조직원들은 ‘정 이사’, ‘황 과장’ 등 호칭을 쓰며 서로 신분을 노출하지 않도록 했다. 지급된 대포폰과 사내 통신망(메신저)을 통해서만 서로 연락하도록 했다.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 경찰에 신분이 확인된 피의자는 41명에 불과하고 이 중 12명만 검거됐다. 총책 이씨와 공범 28명은 도주한 상태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온라인 불법 도박은 점차 지능화되고, 규모가 커지고 있다.

경찰에 적발된 불법 도박 사이트는 2011년 4522건, 2012년 2031건, 지난해 1508건으로 감소했다가 올 1∼8월 2170건으로 증가했다. 경찰청의 한 관계자는 “서버를 해외에 두거나 특정장소에서 서버를 원격조정하는 등의 수법을 단속하기 위해 국제 사이버수사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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